백승영 저자의 '내 삶의 길을 누구에게 묻는가?'.(사진제공=해헌 강일송)

 오늘은 삶에 대한 따뜻한 철학이야기를 다뤄본다. 저자는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후,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책임연구원, 한국 니체학회 부회장이었으며 홍익대학교 미학대학원의 초빙교수로 있다. 삶에는 다양한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 만의 고유한 답을 찾지 않을 수 없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해헌(海軒) 주>

[시작하며]

# '선택이 나를 만든다'

 "나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나의 상당 부분은 바로 내 선택의 결과이다. 우리는 늘 이런저런 크고 작은 선택을 한다.

 음식을 먹을 때도, 친구를 사귈 때도, 공부를 할 때도, 직업을 가질 때도 선택을 하지요. 우리의 삶 자체가 끊임없는 '선택의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우리는 먹고 입을 지에 관한 소소한 선택보다는 인생이 결정될 것 같은 중대한 선택에 직면했을 때 무척 불안해한다.

 이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아닌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너무나 불안한 나머지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타인의 결정에 따르기도 한다.

 그런데 올바른 선택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올바른 선택의 기준은 단 하나 "그 것이 과연 나를 행복하게, 잘 살게 하는 것인가?"이다.

 매일 자신의 민낯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진짜욕구와 가짜욕구를 구별해야 하기도 하다. 그 과정을 거치면 어느 정도 행복에 이르는 자신 만의 길을 찾게 된다. 그러면 선택도 잘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나를 행복하게 할 것 같아 선택했는데 결과가 그 반대로 나올 수도 있다. 그래도 우리는 '나를 위한'이라는 동기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결과에는 우연이 끼어들 여지가 많지만, '나를 위한'이라는 동기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모든 결과를 미리 예견할 수 없다.

 지금 내가 선택할 때 고려하는 결과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결과를 고려해 선택하기 보다는 '내 행복을 위해서'라는 동기에 합당한가를 따져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

 자신을 위한 선택, 이 것은 자기 결정권을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자유로운 선택이기에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져야하는 점도 인정한다. 그래서 남 탓을 하지 않는다.

 "엄마가 그 대학에 가면 인생이 편할 거라고 했잖아. 엄마가 내 인생을 망쳤어"라고 말하지 않는다.

 남 탓은 잘못된 자기위로 방식이다. 엄밀히 말하면 그 것은 책임을 남에게 전가해서 자기 마음만 편하려는 부끄러운 심보이다.

 게다가 자신이 '자유로운 존재'이고 '선택의 주체'이자 '책임의 주체'라는 점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자유롭게 선택하고 책임질 줄 알기에 존엄한 존재인 것이 인간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

# '나라는 존재, 그 최고의 신비'

 우리는 화분 속 작은 생명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면서, 또 위성이 보내온 광활한 우주의 사진을 보면서 그 신비로움에 감탄을 한다. 하지만 그 것만이 신비로울까?, 나라는 존재는?, 내가 생명을 받아 이 곳에 태어나 있고 이런 모습으로 여기에 있다는 것, 이 것보다 더 큰 신비가 있을까?.

 수 억개 정자 중 하나와 난자의 결합, 이 것 만도 놀라운 확률이다. 칠십억이 넘는 지구인들 중에 내 엄마와 아빠의 자녀로 태어난 것도, 이백여 국가 중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도 놀라운 일이다.

 나는 같은 시공간 속의 수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만들어진다. 현재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연계되어 있는 거대한 좌표 속의 한 점이다.

 관계존재로서의 나와 세계. 불가에서는 이 것을 '연기(緣起)'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모든 것이 얽혀 있고 서로 의존하면서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니체도 "이 세계는 관계세계이다"라고 단언한다. 서양의 지혜도 동양의 지혜도 모두 입을 모아 '관계'라고 외친다.

 "관계없이는 나도 없고 세상도 없다. 나는 관계체이고 세상도 관계체이다"라고 한다. 북경에 있는 작은 나비의 날개짓 한 번이 태평양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현대 물리학의 이론은 니체와 불가가 말하는 관계세계를 잘 설명해 준다.

 관계적 나와 관계세계, 이 것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 것은 책임이다. 나 자신에 대한 책임, 그리고 세계 전체에 대한 책임, 늘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내가 선택하는 일은 크든 작든 간에 옆 사람들과 외부세상과의 협동작업의 산물이고, 또 그 것에 영향을 미친다.

 이론상으로 그렇다고 쳐도 나는 유명인사도 아니고, 세상을 좌지우지할 힘도 없는, 존재감 제로인 사람이라 상관없다고?...

 이 세상 속에는 힘이 세든, 약하든, 돈이 많든, 적든, 유명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존재감 제로인 것은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이 함께 참여하여 이 관계세상을 만들어 간다. 그런 점에서 동등하다. 물론 거기서 더 큰 힘을 발휘하는 특정인물이나 사태는 당연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힘을 발휘하는 것 자체가 우리 모두 참여한 공동작업의 결과이다.

 이렇듯 우리 모두는 소중한 존재이자 동시에 세상 전체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존재들이다. 인간이 존중받아야 할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마치며]

 이번 이야기는 철학자의 말을 한 번 들어보았다. 부제가 '건강한 나를 위한 따뜻한 철학'이다. 저자는 철학은 '삶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고 '따뜻함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철학자라고 한다.

 먼저 그의 글 중, '선택'에 대해서 보았다.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과정이고 그 선택에 의해서 내가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선택에는 불확실성이 깔려 있기에 늘 불안함이 동반된다고 한다. 그리고 선택에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이 선택이 나를 행복하게 할 것인가"라는 자기가 중심이 된 '자기 본위'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혹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본인의 의지로 선택하고 결과도 책임질 줄 아는 존엄한 존재임을 지키라고 한다.

 두 번째 글은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라고 한다. 수 많은 확률 중의 하나로 세상에 살고 있는 나는 그 자체가 하나의 기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 혼자 이 세상에서 존재할 수 없고 가족이든, 직장이든, 친구사이든, 인간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불가에서도 '연기'라고 하여 인연의 소중함, 관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고 니체도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동양과 서양의 지혜 모두가 인간은 관계를 통해 존재하고 관계를 통해 살아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관계성 속에서 스스로 '책임'을 질 줄 아는 당당한 주체가 되라고 이야기한다. 세상에서의 존재감이 크든, 작든 이미 존엄성을 가지고 당연하게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 이 따뜻한 철학자의 말을 기준 삼아, 각 개인의 존재 자체가 얼마나 기적이고, 소중한 것인지 되새겨 보고, 나와 인연을 맺고 있는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과의 관계도 다시 한 번 살펴보아야 하겠다.

 이 책의 제목을 다시 본다.

 "내 삶의 길을 누구에게 묻는가?"

 내 삶의 주체는 나이고, 스스로 내 삶의 답을 찾아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인 것을 살피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감사합니다.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양산 물금증산의 양산세무서 6층과 7층 서울패미리병원의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P) 수료,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서울대학교병원 의료경영최고위 과정(AHP) 수료, 한국예술종합학교 최고경영자 문화예술과정(CAP) 수료.

 <공동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해헌의 독서파크는 사전에 작성된 원고로, 현재 시기와 변화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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