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뉴스파크 발행인 겸 대표 남성봉

 "녹은 쇠에서 생기지만 점점 그 쇠를 갉아먹어 나중에는 전체를 잠식, 그 녹이 쇠가 된다"

 법구경의 한구절에서 나오는 내용이다. 어떤 일의 발생함에 있어 최초에 이를 다스리지 않고 '별거 아니다'고 방심하거나 방치하면 시간이 지나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해진다. 결국에는 자신도 그 조그만 시작으로 인해 모든 걸 빼앗길 수 있다.

 모든 이들의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내용일 것이다. 환자가 제 때 검사를 하지않거나 병원치료를 받지않고 방치하면 큰 병으로 확산돼 손을 쓸 수 없게 되는 것처럼, 일도 마찬가지다.

 특히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에게는 반드시 어울리는 구절이 아닌가 싶다. 항상 자신들을 되돌아 보고 흐트러짐이 없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얼마전 끝난 TV 드라마 한 편이 떠오른다. '수사반장 1958'이라는 제목의 이 드라마는 격동기 대한민국의 현실인 부정과 부패 속에서 권력을 가진 경찰과 공권력이 억울한 국민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자신의 주머니 챙기기인 이익 만을 위해 향해가는 어두운 시대상을 담고 있다.

 여기에 주인공인 박영한 형사의 정의로운 행동이 힘 없는 서민들에게 많은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며 정의는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이 드라마는 최고 시청율 10.8%를 기록하며 안방극장을 차지한 뒤 종영돼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드라마가 인기를 얻는 것은 시대는 변했지만 아직도 답답한 이들과 변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인공 박영한 형사의 대사 한구절이 떠오른다. 팔아서 동생학비로 사용해야 하는 집문서를 사기꾼에게 속아 날릴 뻔한 한 여성의 내용을 듣고 이를 해결해주는 대목에서 그 여성이 감사함에 꼭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박 형사는 이를 거절하고 주위 동료들은 "댓가를 받는 것도 아니고 밥 한끼 정도 얻어 먹는 것은 괜찮지 않는냐"고 반문한다.

 이에 대해 그는 "이 작은 밥 한끼가 나중에 부정부패의 시작이 된다"고 단언한다. 비록 과장성이 섞인 드라마이긴 하지만 철저한 공직자의 도덕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우리 양산에도 얼마전 전직 공무원 출신의 설계업자가 건축허가 관련 금품수수 사건으로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이로 인해 일부 부서의 관련 공무원들이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불편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다행히 해당업자 구속 외에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 하지만 이후 양산시의 특별보좌관에 대한 루머가 돌며 비리연루로 검찰에 조사를 받았다는 등의 엉터리 소문으로, 해당 확산자들을 찾아내기 위해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상태다.

 참으로 시끄러운 양산이다. 근거없는 소문과 의심을 하는 자들도 문제지만 이를 계기로 공직자들도 업무진행에 있어 억울함이 없도록 더욱 철저하고, 명확하고, 공정한 처리를 위한 신중한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선출직의 공직자와 정치인은 국민들이 대신 맡긴 '자리'이다. 이를 내 것인 양 착각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자가 있다면 이는 멍청한 생각이다.

 그기에다 이를 알고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묵인하고 들러리를 서는 부하 공직자나 정치인이 있다면 이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이런 현상에서 피해를 보는 최종 인물은 국민이다. 그래서 선거에서는 사람을 잘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선출직 공무원과 정치인은 항상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잘못된 점이 없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점검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하직원들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 부하직원들이 처리한 일에 대해 본인이 직접 한 일이 아니라고 '나몰라라' 한다면 이는 책임감이나 도덕성에 문제가 많은 사람일 것이다.

 선출직들의 경우 자신과 같이 있는 부하직원이 잘못을 저지르면 이는 자신의 흠이 된다. 내가 한 일이 아니라고 한들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자식이 잘못하면 부모의 책임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앞서 이야기하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봐도 무난한 인물일 것이다.

 외국의 우스개 소리에는 어떤 이가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일을 했다면 그를 향해 직접 질타를 하지 않고 "당신의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그 얼굴을 한 번 보고 싶다"라는 말을 전한다고 한다.

 어차피 실수가 아닌 고의성을 가진, 사회적 질타를 받을 정도의 사고를 친 인물이라면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거나, 대화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고 단정짓고 그를 키운 부모에 대해 책임을 묻거나 지적하는 말이다.

 그래서 선출직 공무원과 정치인은 자신이 맡은 직무에 대해 '책임감'과 '관리의 철저함'을 항상 잃지 않고 소중히 되새겨야 한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소홀한 틈을 타 '녹'이 생겨 자신을 점령할 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녹을 내가 일부러 만들었거나, 나도 모르게 내게서 발생한 것이거나 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치 않다. 스스로에 대해 항상 경계하고 돌아보며 문제가 없는지 되짚어보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국민들은 지금도 그 수사반장 1958 드라마의 박영한 형사처럼 처음과 같이 초심을 잃지않고 자신을 다질 수 있는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진 선출직 공무원과 정치인들을 애타게 기다린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쉽지않은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기대 속 모습에 대해 드라마를 통해 마음을 달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